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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책> 달의 바다 - 정한아

미국에 살고 있는 고모의 편지 7장.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의 시작, 주인공인 은미는 소리 없이 가장 빠르게 죽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본다. 자신의 꿈이라고 생각해온 기자, 그 일에 몰두해온 지난 5년, 그녀는 이번에도 또다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결국, 택한 것은 감기약. 약국에 들러 200알의 감기약을 주머니 속에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조용히 방에 들어가 생을 끝내려 부엌에 물을 가지러 가던 중 할머니를 만나고, 할머니가 수첩에 적힌 여러 가지 죽음을 맞이하는 법을 읽는 것을 본다. 할머니가 이것이 뭐냐고 묻자 황급하게 변명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할머니가 갑자기 하실 말이 있으시다며(비밀스럽게) 안방으로 은미를 불러드린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15년 전 자취를 감춘 고모를 만나고 오라는 것! 고모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사실 그동안 순이 고모는 미국에서 우주비행사 일을 하고 있으며 여러 번 할머니에게 편지를 하며 연락을 하고 생활비를 조금씩 보내왔다고 한다. 주소가 바뀌어 연락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마지막 편지를 받고 늦기 전에 고모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아무튼, 은미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단짝친구 민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사실 주 이야기에 더해진 부 이야기로써 민이가 흔쾌히(물론 자신에게는 공짜 여행이 되겠지만) 미국으로 떠나는 것은 큰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성전환 수술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개방적인 미국 문화를(성전환과 관련된) 접하고 자신의 중요한 결정을 하고 싶었던 것.

아무튼, 다시 본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그들은 준비를 마치고 미국에 도착하여 마냥 순탄치는 않았지만, 주소에 적힌 곳과 일치하는 장소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맨 처음 본 공간은 호화스러운 대저택, 그곳에서 고모의 편지 속에서 보았던 룸메이트 레이첼을 만나게 된다. 곧 레이첼은 저택 옆 고모의 집이라고 소개해주는 약간은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오두막에 데려다준다. 곧 일을 마치고 돌아온 순이 고모와 은미는 감동의 재회를 한다. 집에서 짐을 풀자 안도감이 들었던 은미와 민은 순이 고모와 이야기를 나눈다. 민이가 먼저 들어가고 은미순이 고모만이 남게 되었는데 어디에도 어색함이 없이 지난 15년의 생활이 무색하듯 그들은 다정스럽고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에서의 열흘이 시작되었다. 집을 둘러보기도 하고 편히 휴식을 취하기도 하다가 어느 날 고모의 직장터에 같이 가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흘러, 기대감을 안고 차를 타고 출발했다. 하지만 우주비행사가 일하는 사무실이나 연구실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고모의 직장터는 사실 우주 관광센터 한쪽에 위치한 샌드위치와 기념품 판매대였다. 그렇다. 사실 할머니께 보낸 고모의 편지들은 모두 다 거짓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고모의 비밀(?) 아니, 사실들에 대해서, 만나고 있는 남자나 이전에 연락이 안 되고 미국으로 떠났었던 것, 한국에 찬이라는 지금은 청소년이 된 아들을 한국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일, 병 등에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알게 되고 그렇게 짧았던 여행은 끝마무리를 지어간다. 걱정되지만 미국에서의 삶을 잘살고 있는 고모를 두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돌아와서는 이야기가 하나하나 맺어간다. 여행 후 은미는 가업인 갈빗집에 출근하게 된다. (되지 않던 기자일은 포기하고), 민이는 성전환 수술을 차츰 받게 되고 찬이는 고모를 듣는 것조차 고통스러워했지만, 점차 적응(?), 잊음(?)을 하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자 한다. 그들은 그렇게 다시 인생을 살아간다.

 


 

느낀 점 :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느낀 점은 없었다. 그저 형식상 고모의 편지와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읽는 것이기에 쉽게 읽히는 것이 좋았고 재밌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말은 있다. 고모에게 왜 거짓말을 했냐는 질문에

 

“즐거움을 위해서 만약에 우리가 원치 않는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라면, 그런 작은 위안도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잖니.”

 

좋은 말인 것 같다.

 


 

내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