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모든 이에게 묻는다.
“책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여기 한 외톨이 소년이 있다. 이 소년의 이름은 나쓰키 린타로. 린타로는 책을 아주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다. 나쓰키 고서점이라는 옛, 희귀한(?) 책들을 많이 보관하고 있는 곳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들도 잠시, 갑작스럽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린타로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직 청소년인 린타로라서 혼자 생활할 수 없기에 고모와 함께 살기 위해 고서점을 정리하고 이사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빽빽한 책장들의 벽 너머에서 고양이 얼룩이가 찾아온다. 사람 말을 하는 얼룩이는 미궁 속에 많은 책이 갇혀있고 그 책들을 구하기 위해 책을 좋아하는 린타로, 2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책을 구하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는 책장 통로로 그들은 모험을 떠난다.
책에는 총 4번의 미궁이 등장한다.
첫 번째 미궁은 겉모습은 크고 화려하지만, 어딘가 너무 잡다하기도 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이 미궁의 주인은 책을 많이 읽는 것에만 몰두하는 지식인이다. 그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읽기 위해 그는 한 번 읽은 책은 쇼케이스에 넣어 보관하고 다시 꺼내지 않는다. 즉, 두 번 이상은 절대 읽지 않는다.
두 번째 미궁은 계단이 이리저리 온 공간을 뒤덮고 있는(?) 사방팔방 펼쳐져 있는 공간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한 계단 길을 따라 당도한 방문 뒤에는 책을 이리저리 자르기 바쁜 학자가 자기 일에 열중하고 있다. 그의 생각은 현대의 바쁜 생활 속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되기 위해선 빠르게 읽혀야 하고 그에 따라 줄거리를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 아무리 긴 책이라 할지라도 그의 손을 거치고 난 뒤에는 한두 문장만이 그 책을 대표해 버린다.
다음, 이리저리 솟아 있는 높은 빌딩들이 많은 책을 공중으로 버리고 있고 그중 세계 제일 출판사라고 쓰여있는 곳이다. 가장 높은 층에 올라가자 사장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고 그는 책이란 수익을 내는 상업적 상품일 뿐.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어 가장 많이 팔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미궁은 ‘책’ 그 자신이다. 맨 처음의 의문처럼 그는 혹은 그녀는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린타로에게 묻는다. 혹은 독자에게 묻는다.
린타로는 위의 미궁들을 모험하며, 주인들이 가지고 있는, 묻는 그들의 어딘가 뒤틀려 있는 마음에 답을 하며 서서히 성장해 나가고. 자신이 알지 못했던 자신의 따뜻함도 알게 된다.
느낀 점 : 위 내용에 소개된 네 미궁의 주인들은 책을 싫어하지 않는다. 아니 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좋아하는 마음에 더욱 다가가려는 것이 약간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떤 쪽에 속할까? 내가 평소에 책을 읽어왔던 모습은 어떤 미궁의 주인과 닮았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 미궁이 던지는 의문에 대해 답을 쉬이 찾지 못한 것을 보아 (다른 미궁들보다는) 나의 독서의 진정한 의미를 찾지는 못했나 보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지, 그리고 꾸준히 책을 읽어간 지가 얼마 되지 않은 나로서는 그저 책을 읽고 그 책들의 내용에 푹 빠져 있는 것이 좋았고 시간 틈날 때마다 읽는 것이 시간에 대해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나의 의미라기에는 아직 린타로처럼 미궁 주인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한 꾸준한 여정을 나아가고 싶다.
좋았던 문구 :
P.26 - "시대를 초월한 오래된 책에는 큰 힘이 담겨 있단다. 힘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면, 넌 마음 든든한 친구를 많이 얻게 될 거야."
P.65 - "책이 네 대신 인생을 걸어가 주지는 않는단다. 네 발로 걷는 걸 잊어버리면 네 머릿속에 쌓인 지식은 낡은 지식으로 가득 찬 백과사전이나 마찬가지야. 누군가가 펼쳐주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골동품에 불과하게 되지."
P.125 - "독서에도 힘든 독서라는 게 있지. 물론 유쾌한 독서가 좋단다. 하지만 유쾌하기만 한 등산로는 눈에 보이는 경치에도 한계가 있어. 길이 험하다고 해서 산을 비난해서는 안 돼. 숨을 헐떡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것도 등산의 또 다른 즐거움이란다."
P.227 - "책은 존재하는 것만으론 단순한 종잇조각에 불과해. 위대한 힘을 감추고 있는 걸작도, 장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대작도 펼치지 않으면 하찮은 종잇조각일 뿐이지.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아 소중하게 간직한 책에는 마음이 깃들게 되는 법이다."
P.280 - "책을 읽고 어렵게 느껴졌다면 그건 네가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게 쓰여 있기 때문이야. 어려운 책을 만났다면 그거야 말로 좋은 기회지.",
"책이 쉽다는 건 네가 아는 게 쓰여 있다는 증거야. 어렵다는 건 새로운 게 쓰여 있다는 증거고."
내 별점 - ★★★★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사람 소리 하나 - 김상현 (0) | 2020.05.12 |
---|---|
<책> 그림으로 읽는 生生심리학 - 이소라 (0) | 2020.05.07 |
<책> 내 마음 다치지 않게 - 설레다 (0) | 2020.04.24 |
<책>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김신회 (0) | 2020.04.21 |
<책> 개와 늑대의 시간 - 김경욱 (0) | 2020.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