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궁지면, 한 순경이 총으로 동네 사람 56명을 무참히 살해한다. 그는 사건을 일으킬 당시 밤, 부이 켜진 집만 노렸다고 하는데… 개와 늑대의 시간, 적인지 아군인지 분간이 안 되는 중요함이 결정되는 고민의 찰나의 순간처럼, 과연 그 찰나의 순간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의 눈 속에는 빛 속의 희생자들이 어떻게 보였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이야기들이 실제의 사건과 연관이 되어있는 줄은 몰랐다. 이야기는 사건의 희생자나 혹은 주로 연관이 있는 사람들의 개인의 스토리와 사건 안에서의 심정, 생각, 행동 등이 나와있다. 개인의 스토리가 사실적으로 전달되기보단 그 상황에서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설명됐다고 받아졌던 것이 첫 번째 이유 같고 두 번째 이유는 짧은 이야기마다 그 속의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마치고 횡사해나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 결말이 뚜렷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사실을 바탕으로 지어졌다는 것이 나에게 놀라움과 세상의 허망함과 무서움을 함께 안겨다 주었다. 책을 읽고 이 작가가 참고하였던 남한의 벽촌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확인해봐야 실제 인지를 믿을 것 같다. 실화의 여부에 대한 생각은 이쯤 적고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을 써보자면 먼저 각 스토리별로 읽는 느낌이 다양해서 좋았다. 여러 문학을 함축적으로 간접 체험한 느낌, 판타지나 연애 또는 사회나 무협 그리고 성장 소설을 읽는 것 같이 다양한 느낌이었다. 또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가기 위해 설명됐다고 느끼긴 했으나 따로따로 놓고 보았을 때 그 안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각자의 개성이 있게끔 쓰여서 매우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 약간의 아쉬웠던 점이나 궁금했던 것은 이야기의 결말에서 황 순경이 죽어서 그랬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황 순경이라는 인물이 사건의 범인이기도 하고, 책에서 말하고 싶고 느끼게 하고 싶은 점 또한 연관이 많이 되어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인물에 대한 것이 자세히 그려져 있지 않아 책에서 주고 싶은 느낌을 해석하는 것에 시야가 너무 넓어지고 알기 힘들어서 아쉬웠다. 이 책이 나에게 남겨준 허망함과 무서움을 온전히 다 받아들이기 위해 또 당시의 사회를 알아 더 재밌고 잘 느껴서 잘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에 담긴 “김철호는……”의 의미를 알기 위해 관련된 실제 사건에 대해 조사해 보는 것으로 이 책을 다 마쳤다고 해야겠다.
실제로는 책 속의 내용과 매우 유사하게 1982년 4월 26일 경남 의령군의 산골 마을에서 우순경이 마을 사람 56명을 죽이고 자신도 자폭한 사건이라고 한다. 당시 정부가 이 사건을 매체를 억압함으로써 덮으려 했었다고 전해진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의문점들을 꼬집기 위해 이와 같은 소설이 쓰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실화소설이라는 정보가 이 책을 더 매력적이게 하는 것 같다.
내 별점 - ★★★.☆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내 마음 다치지 않게 - 설레다 (0) | 2020.04.24 |
---|---|
<책>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김신회 (0) | 2020.04.21 |
<책> 돌이킬 수 없는 약속 - 야쿠마루 가쿠 (0) | 2020.04.15 |
<책>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 글배우 (0) | 2020.04.10 |
<책>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0) | 2020.03.23 |